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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가리아 도브리치에서 15농가를 설득한 방법… 실패 직전 프로젝트를 살린 ‘구조 전략’의 힘 (3화)

BStructure 2026. 5. 14. 05:24

“처음에는 아무도 믿지 않았습니다.”

불가리아 도브리치 지역.

15개 농가를 설득하는 데 걸린 시간은 길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그 이전까지 무너진 시간은 무려 9년이었습니다.

수많은 해외 농업 프로젝트들이 실패하는 이유는 단순합니다.

기술이 부족해서가 아닙니다.

돈이 부족해서도 아닙니다.

대부분은 ‘구조’를 잘못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저는,
그 사실을 너무 늦게 깨달았습니다.

많은 사람들은 해외 농업 투자라고 하면 가장 먼저 “토지”를 떠올립니다.

어디 땅이 좋은가.
기후는 어떤가.
노동력은 싼가.

하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전혀 다른 문제가 발생합니다.

사람이 움직이지 않습니다.

계약이 유지되지 않습니다.

그리고 결정적인 순간,
모든 이해관계가 흔들리기 시작합니다.

불가리아 인삼 프로젝트 역시 처음에는 그렇게 시작됐습니다.

좋은 토양이 있었습니다.
유럽 시장이라는 가능성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자 예상하지 못했던 문제가 나타났습니다.

농가는 불안해했습니다.

“정말 이 작물이 유럽에서 가능합니까?”
“몇 년 뒤에도 계속 매입해줍니까?”
“왜 우리가 이 리스크를 감수해야 합니까?”

사실 그들의 질문은 당연했습니다.

그들은 ‘작물’을 본 것이 아니라,
‘생존’을 보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대부분 프로젝트는 무너집니다.

설득을 돈으로 해결하려고 하기 때문입니다.

보조금.
선지급.
높은 계약 단가.

하지만 그것은 오래 가지 못합니다.

사람은 결국 숫자가 아니라 구조를 봅니다.

저는 그 시점부터 접근 방식을 완전히 바꾸기 시작했습니다.

농가를 단순 생산자가 아니라,
“같이 살아남아야 하는 구조 안의 파트너”로 보기 시작한 것입니다.

그리고 가장 먼저 바꾼 것은 ‘속도’였습니다.

빠르게 확장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느리게 갔습니다.

실험 데이터를 공개했고,
재배 실패 사례도 숨기지 않았습니다.

유기농 재배에서 발생했던 문제들.
토양 적응 실패.
생육 편차.

오히려 그런 부분들을 먼저 보여줬습니다.

신기하게도 그때부터 분위기가 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농가들은 완벽한 사업자를 원했던 것이 아니었습니다.

“도망가지 않을 사람인가.”

그걸 보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리고 결정적인 변화는 여기서 시작됐습니다.

단순 계약 구조가 아니라,
‘함께 성장하는 구조’를 만들기 시작한 것입니다.

농가마다 역할을 나눴습니다.

누군가는 시험 재배.
누군가는 유기농 데이터 확보.
누군가는 현지 네트워크 연결.

이 구조가 생기자 프로젝트는 더 이상
“외국인이 와서 하는 사업”이 아니게 됐습니다.

지역 구조 안으로 들어가기 시작한 것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사업을 숫자로만 봅니다.

하지만 실제로 오래 살아남는 프로젝트들은 대부분 다릅니다.

신뢰 구조가 먼저 만들어집니다.

특히 유럽은 더 그렇습니다.

유럽은 속도보다 지속 가능성을 봅니다.

누가 더 빨리 확장하는가보다,
누가 더 오래 유지할 수 있는가를 봅니다.

그래서 저는 지금도 확신합니다.

해외 사업에서 가장 위험한 것은 실패가 아닙니다.

‘성급한 성공’입니다.

구조 없이 커진 사업은 반드시 흔들립니다.

실제로 많은 글로벌 프로젝트들이 초반에는 화려했습니다.

하지만 공급망이 흔들리고,
정치가 바뀌고,
시장 흐름이 변하는 순간 무너지기 시작했습니다.

반대로 끝까지 살아남는 프로젝트들은 공통점이 있습니다.

사람이 남습니다.

신뢰가 남습니다.

그리고 구조가 남습니다.

도브리치에서 15개 농가를 설득했던 것도 결국 같은 이유였습니다.

그들은 기술 설명보다,
“이 프로젝트가 정말 오래 갈 구조인가”를 보고 있었던 것입니다.

사업은 결국 계약서로 움직이지 않습니다.

사람의 확신으로 움직입니다.

그리고 그 확신은 하루 만에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9년의 실패 끝에 저는 하나를 배웠습니다.

해외 사업은 ‘진출’이 아닙니다.

현지의 생존 구조 안으로 들어가는 과정입니다.

그 차이를 이해하지 못하면,
아무리 좋은 기술도 오래 살아남기 어렵습니다.

그렇다면 지금 한국 기업들이 유럽 시장에서 가장 먼저 고민해야 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제품일까요.

아니면…

구조일까요?